한글날의 기념일로서의 역사는 1926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한글날의 이름은 지금과 달랐고, 기념하는 날짜도 현재와 같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변화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한글날로 자리잡게 된 배경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한글날의 첫 기념: 1926년 ‘가갸날’
1926년 11월 4일, 일제강점기 속에서도 조선어를 연구하던 조선어연구회가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가갸날’을 제정했습니다. 이때의 가갸날은 '가갸거겨'로 시작하는 한글 학습법에서 착안한 명칭입니다. 초기의 기념일은 훈민정음 반포일을 기준으로 음력 9월 29일에 정해졌지만, 이후 1928년에 가갸날의 명칭을 ‘한글날’로 변경했습니다.
1.1. 가갸날에서 한글날로의 변화
1926년 제1회 가갸날 기념식을 개최한 조선어연구회는 한글 보급과 연구에 힘썼습니다. 그러나 ‘가갸날’이라는 이름은 오래 쓰이지 않았고, 1928년 ‘한글날’로 명칭을 바꿔 오늘날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명칭 변경은 한글의 중요성을 보다 널리 알리고자 한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2. 한글 창제 기록과 한글날의 날짜 선정
한글 창제와 관련된 기록은 생각보다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세종실록에는 두 가지 주요 기록만 남아있는데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1443년 (세종 25년) 12월: "이번 달에 왕이 언문 28자를 만들었다."
- 1446년 (세종 28년) 9월: "이번 달에 훈민정음이 완성되었다."
훈민정음 반포를 기념하기 위해 한글날을 정할 때, 1446년 9월의 기록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날짜는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에, 음력 9월 29일을 기념일로 선정했습니다.
3. 한글날의 양력 전환과 10월 28일
양력이 일반화되면서 1446년 9월 29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10월 28일이 한글날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는 당시 사회 전반에서 음력보다는 양력 사용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1945년 이전까지 한글날은 10월 28일로 기념되었으며, 이 시기 동안 한글날의 의미와 가치는 계속해서 강조되었습니다.
4. 한글날, 10월 9일로 변경된 이유
1940년, 훈민정음 해례본의 원본이 발견되면서 한글날의 날짜에 변화가 생깁니다. 해례본 서문에는 ‘세종 28년 9월 상순’이라는 비교적 명확한 시기가 적혀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날짜를 다시 조정하게 됩니다.
4.1. 10월 9일이 된 배경
서문에 명시된 ‘9월 상순’은 음력으로 상순의 마지막 날인 음력 9월 10일을 의미합니다. 이를 양력으로 환산한 날짜가 바로 10월 9일이며, 현재 한글날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1945년부터 한글날은 공식적으로 10월 9일에 기념하게 되었고, 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5. 북한의 ‘조선글날’
북한에서도 한글 창제를 기념하는 날이 있지만, 남한과는 날짜가 다릅니다. 북한은 한글날을 ‘조선글날’이라고 부르며, 기념일은 1월 15일로 정해졌습니다. 이 날짜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시기를 기준으로 설정한 것입니다. 남북한의 기념 방식과 날짜가 다르지만, 한글에 대한 소중함을 기리는 마음은 공통점으로 남아있습니다.
6. 한글날, 공휴일이 아닌 시절
한글날은 1926년부터 기념되었지만, 오랫동안 법정공휴일은 아니었습니다. 1949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이 제정되면서 비로소 한글날이 법정공휴일로 지정되었습니다. 그러나 국경일은 아니었습니다.
6.1. 기념일, 국경일, 공휴일의 차이점
한글날이 국경일로 승격된 것은 한참 후의 일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념일, 국경일, 공휴일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념일: 해마다 축하하거나 기릴 만한 사건을 기억하는 날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정합니다.
- 국경일: 국가의 경사로운 날을 기념하기 위해 법률로 정한 경축일로,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합니다.
- 공휴일: 공적으로 쉬기로 정해진 날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지정됩니다.
즉, 기념일이나 국경일이라고 하여 모두 공휴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글날 역시 한동안은 기념일로만 남아 있었던 시기가 있습니다.
7. 경제적 이유로 한글날 공휴일 제외: 1991년
1991년, 한글날은 공휴일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당시 공휴일이 많아져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5일 근무제가 일부 사기업에서만 시행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공휴일 증가에 대한 반발도 있었습니다. 이는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되는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8. 한글날의 국경일 승격과 공휴일 복귀
한글날은 2005년에 이르러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의해 국경일로 승격되었습니다. 그리고 7년 뒤인 2012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 한글날은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는 한글의 중요성을 국가적으로 인정하는 의미 있는 변화였습니다.
8.1. 공휴일 복귀의 경제적 효과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었을 때, 정부는 경제적 효과를 예상했습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한글날 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총 생산 유발 효과: 1조 8,442억 원
- 부가가치 유발 효과: 8,384억 원
- 취업 유발 효과: 18,331명
- 세수 유발 효과: 603억 원
이와 같은 경제적 효과는 한글날이 공휴일로서 가지는 긍정적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9. 현재의 한글날과 국경일
현재 법률로 지정된 대한민국의 5대 국경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 3·1절 (3월 1일)
- 제헌절 (7월 17일)
- 광복절 (8월 15일)
- 개천절 (10월 3일)
- 한글날 (10월 9일)
이 중 제헌절은 국경일이지만, 공휴일은 아닙니다. 반면, 한글날은 국경일이자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마치며
한글날은 처음부터 10월 9일이 아니었으며, ‘가갸날’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기념일입니다. 훈민정음의 반포일을 기념하고, 한글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했던 노력들이 이어져 오늘날의 한글날이 되었습니다. 10월 9일로 변경된 배경에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발견과 그에 따른 정확한 날짜 선정 과정이 있었습니다. 현재 한글날은 국경일이자 공휴일로서 한글의 중요성을 기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날로 자리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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