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글 구멍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그리고 뉴욕의 상징이 되기까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독특한 식감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베이글. 이 빵은 단순히 아침 식사로 즐겨지는 음식을 넘어, 풍부한 역사와 문화적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1. 베이글의 기원 폴란드에서 시작된 둥근 빵

베이글의 기원은 17세기 중반, 폴란드의 크라쿠프에서 시작됩니다. 당시 폴란드 유대인 사회에서는 출산이나 특별한 의식에 베이글을 선물로 주며 축복을 기원했습니다. 고대 문서에는 1610년에 크라쿠프에서 '출산한 여인에게 줄 수 있는 빵'으로 베이글이 기록되어 있어, 이 빵이 유대인 문화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베이글의 탄생 설화 중 하나로 폴란드 왕 얀 3세 소비에스키의 용맹함을 기리기 위해 베이글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1683년, 그는 오스만 제국의 침략으로부터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방어하는 데 성공했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말 발걸이 모양으로 만든 빵이 바로 베이글의 시작이라는 설입니다.

2. 뉴욕에 뿌리내린 베이글 문화

19세기 후반, 폴란드와 동유럽의 유대인들이 대거 뉴욕으로 이주하면서 베이글은 미국에서도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뉴욕의 로어 이스트 사이드 거리에서는 베이글을 끈에 매달아 걸어 판매하는 모습이 흔하게 보였고, 이는 저소득층 이민자들의 일용한 아침 식사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1960년대에는 캐나다의 메이어 톰슨이 개발한 베이글 기계 덕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베이글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크림치즈와 록스 (훈제 연어) 조합이 뉴욕 스타일의 전형으로 자리잡으며 아침 식사의 고급 메뉴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점부터 뉴욕은 '베이글의 도시'라는 명성을 얻게 됩니다.

3. 전 세계로 뻗어나간 베이글 다양성과 변형

뉴욕 스타일 베이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베이글은 각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었습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뉴욕보다 얇고 달콤한 베이글이 탄생했으며, 이스라엘에서는 더 크고 길쭉한 예루살렘 베이글이 등장했습니다. 예루살렘 베이글은 주로 향신료 블렌드인 자타르와 함께 제공되며, 전통적인 베이글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4. 뉴욕 베이글이 특별한 이유는?

뉴욕의 베이글은 독특한 식감으로 유명한데, 일부는 뉴욕의 부드러운 수질 덕분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뉴욕의 물에는 마그네슘과 칼슘이 적어 반죽의 쫄깃함이 더해진다고 하는데, 이와 더불어 끓는 물에 데친 후 오븐에서 굽는 전통 방식이 그 특별한 식감을 만드는 핵심입니다.